학벌주의와 변명, 그리고 부끄러움

  대학을 오기 전에 변명을 한 적이 있었다. 변명은 변명이되, 내포된 마음은 진실이었다.

  "서울대를 가서, 서울대를 없애겠습니다."

  여전히 마음 속에 저 생각은 분명 살아있다.
  물론, 서울대라는 학력은 내게 큰 '간판'이고 앞으로도 유,무언의 엄청난 '검은' 힘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초,중,고 12년동안 나를 괴롭혔던 '학벌주의'
  앞으로도 후속세대들을 끊임없일 괴롭힐 한국의 '학벌주의'
  불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크게 일조(?)할 한반도의 위대한 '학벌주의'

  게다가 '학벌주의'의 가장 큰 맹점은, 그것이 아무런 쓰잘데기가 없다는 것이다. 
  영어, 수학, 언어, 사탐, 과탐 잘한다고 해서 인생이 풍성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다음의 것들이 확실히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학을 와서 연극을 보고, 영화를 보고, 문학 책을 읽고, 철학 책을 읽고, 연애(!)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어보고, 영화를 찍어보고, 그림을 그려보면서 인생은 풍성해졌다. 라고 말이다.
  대학 이전의 학창 시절, 시험을 잘 봤다고 인생이 풍성해지지는 않았음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들 알 것이다.

  어쩌다가 우리 사회는 인간의 무한한 능력들 가운데, 오지선다 중에 정답이라고 믿어지는 것을 잘 찍는 능력만을 최고의 것으로 찬양하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감성을 기르는 능력은 도외시 한 채, 반성하는 이성을 기르는 능력은 도외시 한 채, 자본주의의 비싼 [근로자]가 되려고, 비싼 개줄을 찬 '개'가 되려고 모두들 대가리 쳐박고 숨막혀 하는 것일까.
  어쩌다가 나는 그런 사회에서 최고 학벌을 자랑하는 대학에 와서, 학벌주의를 재생산 하는 데 일조하고 있을까.
  어쩌다가 내 친구는 위대한 학벌주의에 편승하는 길을 후배들에게 가르치고, 또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일까.

  갑자기, 옛날 소르본느 대학의 학생들이 위대해 보인다. 
  어느날 갑자기 노동자와 시민에게 자신들의 대학을 공개해 버린 그들이.

  정말 지금, 내가 당장 목소리 높여야 할 일 중의 하나는, 학벌주의를 해체하는 데 '적극적'이지는 못할 망정, 자그마한 목소리라도 내는 것이 아닐까.

  아무것도 못해서 부끄럽다. 젠장.

   
  
   

   
 

by forveritas | 2007/09/28 01:18 | 단상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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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흠마 at 2007/10/05 02:00
ㅋㅋㅋㅋㅋ강산아 ㅎㅇㅎㅇㅎㅇ 내가누구게 ㅇㅈㄹ
Commented by EOP at 2007/10/05 15:50
"대학을 와서 연극을 보고, 영화를 보고, 문학 책을 읽고, 철학 책을 읽고, 연애(!)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어보고, 영화를 찍어보고, 그림을 그려보면서 인생은 풍성해졌다"고 하시지만, 연극을 보고 영화를 보고 문학 책을 읽고 철학 책을 읽고 연애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어보고 영화를 찍어보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대학을 다닐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대학생이 아니어도 이런 일들은 모두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Commented by forveritas at 2007/10/05 21:24
흠마//모르는디??
Commented by forveritas at 2007/10/05 21:25
EOP//그쵸 대학을 다닐 필요는 없죠. 근데 대학을 다니니까, 그런 활동을 하는 동아리들이 캠퍼스에 한 데 모여있으니까 정보를 얻기도 좋고~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모여있으니 더 좋지 않나요?
Commented by 강산 at 2007/11/23 19:02
내가 강산이다.!!
Commented by forveritas at 2007/11/25 00:35
↑ 맴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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