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문>(1964, 스즈키세이준) - 단상/소개

<육체의 문(肉體の門)>(1964, 스즈키 세이준).
 
     니카츠 영화사가 만들어낸 독보적이고 괴물같은 스즈키 세이준. 그의 육체 삼부작의 첫번째 작품. <문신일대>나 <우리들의 피가 허락치 않는다>, <파이팅 엘레지>를 보고 그의 영화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는 55번째 작품을 만들고 있는 1923년생의 어르신이시니까.
     그럼에도 앞서 보았던 작품들을 통해, 그에게 완전히 매료되어버렸다. '극의 흐름에서 중요한 순간, 등장 인물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는 모든 영화 연출가들의 고민일터이다. 이 점에서 그는 너무도 탁월한 것이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과 같이 수공예적인 느낌의 세세함은 아니고, <피를 부르리다(There will be blood)>와 같이 현실감 넘치는 느낌은 아니다. 그는 등장 인물의 감정을 밑도 끝도없이 보여줘버린다. 온갖 색채와 자연물의 상태를 동원하여 친절하게 전달할 때가 있는 가하면, 때로는 관객은 따라갈 수도 없는 생짜의 감정 그대로를 말이다. 내게 그의 이러한 표현은, 처음에 받아들일 때는 "이게 뭐야?" 싶었지만, 두고두고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의 영화를 보고나서 재차 충격을 받는 때는, 그의 영화의 스토리를 압축해놓고 보면 너무나도 "통속적"인데─정말 스토리 압축한 걸로는 도무지 보고싶지가 않다─, 이런 "통속적"인걸 봤는데 내가 정말 좋았구나 하는 점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육체의 문> 역시 그렇다. '전후 일본의 도쿄, 암시장과 매춘부' 이게 스토리의 전부다. 그런데 그것을 담아낸 결과물을 보면, 그 순간순간들을 보면 정말 범상치가 않은 것이다(게다가 10일의 프리프로덕션 기간, 25일의 촬영기간, 3일의 후반작업 기간을 고려해보면 정말 충격이다). 
 

     <육체의 문>은 기존에 보았던 다른 그의 작품에 비해서, 훨씬 감정 라인을 따라가기가 매끄럽다. 그들의 감정이 이해가 된다(종종 그의 영화들은 등장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의 격정을 보여주곤 했다)!! 그러나 이것이 스즈키 세이준의 영화를 보는 데 해가 되지는 않는다. 격정을 좀 덜 하는 대신에, 연극같이 헐값에 지어진 느낌이 팍팍 나는 세트와 그럼에도 전혀 그것이 이상하지 않게하는 연출. 심리를 그냥 색깔로 칠해버린 장면들(상징 이딴 소리가 아니라 영화를 보면 알게 될 거다). 전쟁 직후의 사람들에게 들러붙은 강박증이 이토록 땀냄새 나게 전해지는 영화는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정지화면만 봐서는 이 장면이 왜 감동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맥락을 보면. 정말 놀랄 수밖에 없다.


여배우의 팔뚝이 이렇게 흉하게 나오는 것에 영화는 관심이 없다. 이 사람들은 그만큼 날 것이다.


강박증에 들러붙은 인물들. 린치하고 좋아하고 슬퍼하고,

by 김탁구 | 2009/05/15 03:05 | 영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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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Zach at 2009/06/05 21:44
우와 우와 요거이 무지하게 보고싶다
Commented by 김탁구 at 2009/06/06 03:04
꼼방 와 보여줄께ㅋ 요새 프로젝터도 갈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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